치아 낭종, 발육성과 염증성으로 나뉘는 이유

사랑니랑치과 건강정보

‘물혹’이라는 한 단어로 불리지만, 턱뼈 안에 생긴 주머니가 출발하는 자리는 하나가 아닙니다. 그래서 사진에서 비슷한 검은 원처럼 보이는 병소에 어떤 때는 함치성이라는 이름이, 어떤 때는 치근단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치아 낭종을 이해하는 첫 단계는 병명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주머니가 치아를 만들던 조직에서 시작됐는지 아니면 뿌리 끝 염증에서 시작됐는지를 가려 보는 것입니다.

치아 낭종 파노라마 사진 상담 장면

턱뼈 속 ‘물혹’은 암과 어떻게 다릅니까

치아 낭종은 턱뼈 안이나 치아 뿌리 주변에 액체가 고인 주머니 모양의 병소이고, 세포가 무질서하게 증식하는 종양성 질환이 아닙니다. 낭종은 비종양성 병변으로 분류됩니다.

구조는 이름보다 단순합니다. 결합조직으로 된 얇은 막이 바깥을 감싸고, 그 안쪽 공간에 액체나 반고형 물질이 고여 있습니다. 물이 조금 든 작은 풍선을 턱뼈 안에 넣어 둔 모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풍선이 잇몸 위가 아니라 뼈 안쪽에 자리 잡는 경우가 많아서 겉으로 드러나는 단서는 거의 없습니다.

부르는 말도 여럿입니다. 생기는 자리를 앞에 붙여 턱뼈 낭종이나 구강 낭종이라고 하기도 하고, 진단명으로는 함치성 낭종이나 치근단 낭종처럼 갈래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습니다. 겉모습이 닮은 주머니라도 그것을 만든 조직과 계기가 서로 다르고, 계기가 다르면 옆에 있는 치아의 상태까지 함께 달라집니다. ‘물혹’이라는 말 하나가 그 서로 다른 사정을 전부 덮고 있는 셈입니다.

발육성과 염증성은 무엇이 다릅니까

주머니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가 기준입니다. 치아를 만드는 과정에 쓰였던 조직이 그 자리에 남아 스스로 주머니를 이루면 발육성, 뿌리 끝에 오래 남은 염증이 그 조직을 자극해 주머니로 바뀌면 염증성으로 나눕니다.

치아는 태어나기 전부터 턱뼈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그 과정에 동원됐던 상피 조직은 할 일을 마친 뒤에도 아주 작은 잔재로 잇몸뼈 속에 남습니다. 두 갈래의 낭종은 모두 이 잔재에서 출발하지만, 주머니를 만들게 한 계기가 다릅니다. 발육성은 잔재가 조용히 자리를 넓히는 쪽이고, 염증성은 뿌리 끝 염증이 잔재를 자극해 증식시키는 쪽입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지에 실린 구강병리학 강좌도 치성 낭종을 먼저 염증성과 비염증성, 즉 발육성으로 갈라 놓은 뒤에 개별 병명을 설명합니다.

갈라 보는 항목 발육성 낭종 염증성 낭종
주머니를 만든 계기 치아를 만들던 조직의 잔재가 스스로 자리를 넓힘 뿌리 끝에 오래 남은 염증이 잔재를 자극함
함께 확인되는 치아 잇몸 밖으로 나오지 못한 치아 깊은 충치나 오래된 외상이 있던 치아
그 치아의 신경 대개 살아 있는 상태 생활력을 잃은 상태
주머니가 붙는 자리 나오지 못한 치아의 머리 쪽 치아 뿌리 끝
처음 눈에 띄는 경로 매복된 치아 상담이나 정기검진 사진 치통·잇몸 문제를 확인하다 찍은 사진

표에서 실제로 방향을 가장 빨리 잡아 주는 칸은 세 번째입니다. 앞의 구강병리학 강좌는 치근단 낭종을 제외하면 턱뼈에 생기는 대부분의 낭종에서 관련 치아의 신경이 살아 있다고 정리합니다. 그래서 주머니 옆 치아의 신경이 살아 있는지만 확인해도 어느 갈래부터 살펴볼지 가늠이 됩니다.

발육성 낭종과 염증성 낭종 차이 비교 일러스트

나오지 못한 치아 곁에서 시작되는 쪽

발육성 갈래에서 가장 자주 이름이 불리는 것은 함치성 낭종입니다. 주머니 안에 치아를 품고 있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으로, 잇몸 밖으로 나오지 못한 치아의 머리 부분을 감싸듯 자리 잡습니다. 아래 사랑니 자리에서 흔히 확인되고, 위 사랑니나 위 송곳니 자리에서도 나타납니다.

입안을 들여다볼 때 남는 단서는 대개 하나뿐입니다. 그 자리에 치아가 하나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스무 살이 넘도록 아래 어금니 뒤쪽이 늘 잇몸으로만 덮여 있었다거나, 어릴 때 유치가 빠진 자리에 새 치아가 여태 올라오지 않았다면 한 번 세어 볼 만한 대목입니다. 아프지도 흔들리지도 않으니 그냥 늦게 나오는 치아로 여기고 지나가기 쉽습니다.

과잉치처럼 여분으로 만들어진 치아도 나오지 못한 채 뼈 안에 남으면 같은 갈래에서 함께 확인됩니다. 이 갈래의 공통점은 두 가지입니다. 닿아 있는 치아의 신경이 대개 살아 있고, 충치나 잇몸 염증이 전혀 없어도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는 다 멀쩡한데 왜 물혹이 생겼느냐”는 물음에는, 출발점이 치아가 아니라 치아를 만들던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답변드립니다.

다만 주머니가 커지거나 염증이 함께 오면 통증이나 부기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증상이 없는 것이 이 갈래의 기본값이지만 예외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겉이 멀쩡한 치아에서 시작되는 쪽

염증성 갈래의 출발점은 신경이 생활력을 잃은 치아입니다. 깊은 충치를 오래 두었거나 예전에 크게 부딪힌 뒤 신경이 조용히 죽으면, 뿌리 끝에 만성 염증이 남습니다. 이 염증이 오래 정리되지 않은 채 이어지면 주머니 형태로 바뀝니다. 치과 진료 중에 발견되는 낭종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이 치근단 낭종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도 치근낭이 대부분 증상 없이 지내다가 낭종이 커지면 부종으로 나타난다고 안내합니다. 그래서 겉이 멀쩡해 보이는 치아라고 안심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릴 때 넘어지며 부딪힌 앞니가 몇 해 뒤 색이 어두워지고, 사진을 찍어 보니 뿌리 끝에 경계가 선명한 주머니가 달려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전에 신경치료를 받아 뿌리 안에 재료가 채워진 치아의 끝에서 확인되기도 합니다.

한 가지는 미리 갈라 두시면 편합니다. 염증성 낭종의 출발점은 아직 입안에 남아 있는 치아입니다. 이미 뽑아낸 사랑니 자리가 며칠째 욱신거리는 것은 낭종과 다른 축의 문제이고, 그 통증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는 발치 후 통증의 방향을 정리한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아프지 않은데 사진에서 먼저 보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낭종이 대부분 통증이나 부기 없이 천천히 자리를 넓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증상으로 알아차리는 경우보다, 다른 목적으로 촬영한 방사선 사진에서 우연히 먼저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의 구강병리학 강좌도 치근단 낭종에는 종창이나 통증이 거의 없고 치과 치료를 위해 찍은 방사선 사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일이 많다고 적고 있습니다. 함치성 낭종 역시 심한 통증이나 부기 때문에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어서, 매복된 치아를 상의하러 왔을 때나 정기검진에서 찍은 사진이 첫 단서가 됩니다. 아픈 자리만 부분 촬영하기보다 턱 전체가 한 장에 담기는 파노라마 촬영을 함께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반대로 입안에서 단단한 것이 만져져 물혹을 걱정하며 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져지는 딱딱한 돌출은 액체가 든 주머니가 아니라 뼈가 도드라진 골융기인 때가 있고, 이 둘을 가르는 순서는 입안에 단단한 뼈가 만져질 때 확인하는 순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만 이런 변화가 함께 있다면 확인을 앞당기시는 편이 낫습니다. 한쪽 잇몸이나 얼굴이 눈에 띄게 부어오르는 경우, 입술이나 턱 주변 감각이 평소와 다르게 둔해진 경우, 잇몸에서 고름이 나오면서 열감이 함께 오는 경우, 멀쩡했던 치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다음 검진 시기를 기다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턱 전체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 검진 준비

이름이 정해지기 전에 먼저 보는 것

병명은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 붙습니다. 그보다 앞서 살펴보는 것은 주머니의 위치와 범위, 그리고 닿아 있는 치아의 상태입니다. 사진에서 병소가 어느 치아와 맞물려 있는지, 아래턱이라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와 얼마나 가까운지를 봅니다. 그다음 그 치아의 신경이 살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신경이 살아 있는 매복치 곁의 주머니라면 발육성 쪽에서, 신경을 잃은 치아의 뿌리 끝 주머니라면 염증성 쪽에서 검토를 시작하게 됩니다.

사진과 진찰만으로 병명을 못 박지는 않습니다. 뿌리 끝의 검은 그림자는 낭종뿐 아니라 육아종이나 농양에서도 비슷하게 보이고, 경계가 얼마나 뚜렷한지 정도가 서로 다를 뿐입니다. 그래서 최종 진단은 제거한 조직을 현미경으로 살펴 확인합니다. 처음 상담에서는 “발육성 쪽으로 보입니다” 또는 “염증성 가능성부터 보겠습니다” 정도로 방향만 말씀드리고, 이름은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 정리해 드립니다.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과 구강 내 염증 수술은 저희 사랑니랑치과에서 다루는 범위에 들어갑니다. 사진에서 물혹이 보인다는 말을 들으셨다면 처치를 서두르기보다 원인과 범위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실제 처치의 필요성과 방법, 일정은 진찰과 영상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병소의 범위가 넓거나 전신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하는 경우에는 상급 의료기관으로 의뢰해 드립니다.

이전 치과 영상 자료와 소견서 지참

내원 전에 떠올려 두시면 좋은 것은 잇몸 밖으로 안 나온 치아가 있는지, 예전에 다치거나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가 있는지, 다른 곳에서 찍은 사진이나 소견서가 남아 있는지, 이 세 가지입니다. 치료 중인 질환과 복용 중인 약, 특히 피가 잘 멎지 않게 하는 약이 있다면 함께 알려 주시면 좋습니다.

셋 중 떠오르는 것만 051-852-3848로 알려 주셔도 어느 쪽부터 볼지 정해 놓고 일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연산역 5번 출구 바로 앞이라 지난 사진만 챙겨 오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치아 낭종은 자연 치유가 되나요?

주머니가 알아서 줄어드는 쪽으로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통증이 없는 동안에도 자리를 조금씩 넓히는 성격이라, 증상이 없다는 것과 그대로 두어도 괜찮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원인이 된 치아를 먼저 다룬 뒤 사진으로 경과를 따라가는 경우는 있지만, 그 결정도 주머니의 위치와 범위를 확인한 다음에 나옵니다.

Q2. 치아 낭종이 암일 수도 있나요?

낭종 자체는 비종양성 병변으로 분류됩니다. 세포가 무질서하게 증식하는 병이 아니라 액체가 고인 주머니이고, 사진에서 경계가 뚜렷한 모양으로 보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다만 뿌리 끝의 검은 그림자는 낭종 아닌 병변에서도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제거한 조직을 현미경으로 살펴 이름을 정하는 절차를 함께 둡니다.

Q3. 치아 뿌리 염증을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되나요?

뿌리 끝 염증은 스스로 정리되지 않고 남는 성격이라, 시간이 지나며 주머니 형태로 바뀌기도 합니다. 통증이 없는 동안에도 범위가 조금씩 넓어질 수 있고, 넓어진 뒤에는 함께 살펴야 할 것이 늘어납니다. 지금 아프지 않더라도 사진에서 뿌리 끝에 경계가 선명한 주머니가 보였다면 확인을 미루지 않는 쪽이 낫습니다.

Q4. 치주 낭종은 발육성인가요, 염증성인가요?

이름이 비슷해도 갈래가 다릅니다. 치아 뿌리와 뿌리 사이에서 확인되는 측방 치주낭은 발육성 갈래에 들어가고, 인접한 치아의 신경이 살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뿌리 끝에 매달리는 염증성 낭종과는 생기는 자리와 치아 신경 상태로 갈립니다. 그래서 치주 낭종이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주머니가 치아의 어느 부위에 붙어 있는지를 사진에서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Q5. 낭종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출발점이 어느 갈래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뿌리 끝 염증에서 시작된 쪽은 원인이 된 치아를 어떻게 할지가 먼저 정해지고, 나오지 못한 치아와 얽혀 있거나 범위가 넓은 쪽은 주머니 자체를 어떻게 다룰지가 먼저 정해집니다. 어느 쪽인지는 사진에서 본 위치와 범위, 치아의 신경 상태에 달려 있으므로 저희는 방법을 앞세우지 않고 확인부터 시작합니다.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나 수술적 처치를 설명드립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료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저희 사랑니랑치과 의료진(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대표원장 김태흥)이 작성·감수했습니다.